토지주택公 본사 이전지역 결정 갈팡질팡
경남·전북 혁신도시, 사활 건 유치전
통합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10월 1일 닻을 올리지만 통합 본사 이전이 지연되면서 경남과 전북의 혁신도시 조성사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혁신도시의 성패를 좌우할 통합 본사가 언제, 어디로 이전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토지주택공사는 임시 통합 본사를 수도권(분당)에 두기로 결정, 빨라야 내년께야 본사 이전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애초 혁신도시 건설이 추진됐던 참여정부 때 토공은 전북으로, 주공은 경남으로 각각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따라 올해 4월 두 공사가 통합되면서 이를 준비하던 경남과 전북은 '하늘만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경남·전북, 혁신도시 조성 밑그림에 차질 토지주택공사의 통합 본사가 어디로 이전하는지에 따라 경남과 전북이 각각 추진하고 있는 혁신도시의 성패가 엇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지역 혁신도시에는 토지주택공사를 제외하더라도 농업 관련 기관 등 각각 10여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한다. 하지만, 84조원이 넘는 자산을 가진 거대 '공룡'인 토지주택공사가 빠진 혁신도시는 반쪽에 불과해 조성사업 자체가 무의미, '빛 좋은 개살구' 꼴의 혁신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게 두 지자체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들 두 지자체는 애초 '주공은 경남, 토공은 전북' 이전방침에 따라 100% 토지보상을 마치고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했으나 결국 통합이 되자 '계획된 이전부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현재 7000명이 넘는 토지주택공사의 통합 본사가 들어서는 지역의 혁신도시는 이전부지를 계획보다 몇 배 더 넓혀야 하고, 반대의 경우 이전부지를 설계도에서 아예 지워 없애거나 대폭 축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토지주택공사가 이들 지역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본사와 부속 기관을 양 지역에 각각 분산 배치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본사 없는 부속기관을 유치한 지자체는 사실상 실속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들 지역 혁신도시에 들어서는 토지주택공사와 10여개 공공기관의 직원 수, 전체 예산, 지방세 등을 견줘볼 때 토지주택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실상 전체 공공기관의 절반을 넘기 때문이다. 특히 토지주택공사가 들어서는 지역은 연간 630억원 가량의 지방세를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에 경남과 전북은 양보가 불가능한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경남·전북, 치열한 유치 공방 토공과 주공의 통합 논의가 불거진 작년 말부터 이들 두 지자체는 시민단체들과 함께 통합 반대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그러나 두 지자체는 올해 통합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방향을 선회, 통합 본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은 공무원뿐 아니라 '경남혁신도시 실무추진위원회'와 '전북도민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유치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국회와 국토해양부 등 관련 기관을 발이 닳도록 방문, 유치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초대사장으로 이지송(69) 전 현대건설 사장이 내정되자 이들 위원회는 신임 사장에 대한 성향과 인맥 분석 등에 나서는 한편 지역 정치권을 총동원, 전방방위적으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북과 경남이 벌이는 여론전도 뜨겁다. 전 북도가 지난달 산하기관인 전북발전연구원을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의 위치로 어디가 적합한가'라는 설문을 시행, 절반이 넘는 50.2%가 '전북 전주'를, 35%가 '경남 진주'라고 답했다는 결과를 발표하자 이에 뒤질세라 경남 진주시도 사흘 뒤 진주가 53.1%, 전주가 36.3%라는 상반된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는 등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을 피하기 위해 경남은 통합 본사를 진주에 두는 것을 전제로 50:50의 인력 배치를 주장하는 반면, 전북은 통합 본사유치 여부에 따라 인력배치를 20:80, 80:20 등 두 가지 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가고 있다. 통합 본사 이전 언제, 어떻게 결정되나 결론부터 말하면 빨라야 내년 상반기가 돼야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공·토공의 통합에 따른 인력감축 등 조직정비와 기능을 재정립해야 하기 때문에 본사 이전 문제는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최근 "지방 이전문제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당분간 주·토공 구조조정 작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장기전이 될 것임을 암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 통합추진위원회는 조직정비가 끝난 뒤에야 관련 부처와 양 지역의 의견을 토대로 내년부터 이전 논의를 시작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경쟁을 빌미로 통합 본사를 수도권에 둔 지주회사 형태로 운영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어 경남과 전북은 이래저래 속을 태우고 있다. 결국, 본사를 어디로, 얼마만큼의 인력을 옮기느냐에 따라 지역 갈등마저 부추길 수 있는 대목이다. |
김선하 기자 odinele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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